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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조찬회ㅣ2026 글로벌 기술 경쟁의 판이 바뀐다_ 안준모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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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5
KMA Feed ·

AI라는 거대한 산업 섹터는 혼자서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닙니다. AI의 연산을 책임지는 데이터와 반도체,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AI의 몸체를 담당하는 로봇 등 여러 연관 산업이 하나의 생태계처럼 움직입니다. 때문에 이 연결 구조를 빠르게 설계한 국가가 미래 산업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중국은 오늘날을 빠르게 예측했고, 미래 기술 패권을 손에 쥐려 합니다. 중국이 어떤 정책적 선택을 해 왔는지 살펴보고, 한 발 늦은 우리가 가져야 할 전략은 무엇일지 생각해 봅니다.

 


 

 

 

 

기술 패권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그동안 국가 간 질서를 설명할 때면 지정학적 이유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영토의 크기, 자원의 위치, 해상로와 군사력 같은 물리적 조건들이 힘의 균형을 결정해 왔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최근 이 프레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땅을 빼앗기지 않았는데 산업이 무너지고 전쟁을 치르지 않았는데 공급망이 붕괴되며 군사 충돌 없이도 특정 국가의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은 ‘기술’. 기술은 더 이상 지정학의 보조 변수로 작동하지 않고 질서 자체를 재편하는 핵심 요인으로 올라섰습니다. ‘기정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기정학은 영어로 Tech-politics로, 기술을 산업의 결과가 아닌 국가 권력의 구성 요소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해당 기술을 누가 통제하고 설계하며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기 시작한 거죠. 미래 핵심 5대 산업(반도체/배터리/AI/제약바이오/로봇)은 설계 역량과 공정 노하우, 데이터가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한 번 격차가 벌어지면 생산량을 늘린다고 따라잡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시간과 자본, 인재가 축적되어 있지 않으면 격차를 좁히기 어렵습니다. 

 

핵심 기술을 가진 국가는 공급망과 표준을 제시할 테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외부 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기술 격차는 협상력에 영향을 미치고 기술 통제는 외교와 안보의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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